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부정 선거 의혹’ 녹취 파일 공개
KBS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과정에서 정몽규 당시 후보 지지를 대가로 경기 배정 및 심판 승급을 약속하는 등 부정 선거 의혹을 뒷받침하는 녹취 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간선제'로 치러지는 가운데, 소수 선거인단에 표가 쏠리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부정 선거'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녹취 파일이 KBS에 의해 입수되었으며, 이는 정몽규 전 회장이 4선에 성공했던 지난해 선거 당시의 상황을 담고 있다.
지난해 2월,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본래 1월에 예정되었으나 불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어 연기된 바 있다. 당시 축구협회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중앙선관위 출신 인사를 선거운영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선거인단 192명을 새로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선발된 축구 심판 A씨는 선거를 닷새 앞두고 익숙한 심판 평가관으로부터 정몽규 당시 후보 지지 요청 전화를 받았다.
심판 평가관은 A씨에게 경기 배정 및 심판 승급 문제를 거론하며 정몽규 후보 지지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A씨는 '선거인단이 되면 심판 생활이 잘 풀린다'는 이전부터 심판들 사이에 돌던 말의 의미를 뒤늦게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총 일곱 차례의 추가 연락 끝에, 투표 전날인 2월 25일 A씨는 심판 평가관과 당시 축구협회 임원이자 현직 심판위원장인 문진희 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상급 리그 진출 도움 등 더 구체적인 제안과 함께 정몽규 후보 지지가 다시 한번 강조되었다. 문 위원장은 당시 선거인단 15명 전원을 만나기 위해 20일을 다녔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심판 몫 선거인단 전원이 접촉 대상이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만남 이후, 다음 날 치러진 선거에서 정몽규 후보는 85%의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으며, 문진희 씨는 심판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A씨는 평가나 승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선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투표하면 잘 챙겨주겠다'는 말은 반대로 불만을 가질 경우 불이익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어 심판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축구협회 회장 선거 관리 규정은 특정인 당선을 목적으로 금전, 향응 제공 또는 공직 약속 등을 금지하고 있다. 심판 평가관과 문진희 위원장의 발언은 이러한 규정 위반 소지가 크다. 또한, 규정상 선거운동은 후보자 본인과 선거 사무원만 가능하지만, 취재 결과 두 사람은 정 후보 캠프의 공식 선거 사무원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되어 자격 없는 대리 선거운동 의혹이 제기된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당시 정 후보 지지를 종용한 인물들 사이에서 선거인 정보가 공유된 정황이 드러나, 정 후보의 지시나 개입 여부에 대한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KBS의 공식 질의에 대해 정몽규 전 회장 측은 '답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입장을 밝혔고, 대한축구협회 역시 '후보자 개인 활동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사건 당사자인 심판 평가관은 선거 운동 이력을 부인했으며, 문진희 위원장은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스포츠에서 반칙으로 얼룩진 리더를 팬들은 원치 않는다. 정몽규 전 회장은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13년 5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으며, KBS 보도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 비위 관련 공익 제보센터 설치 및 감사 착수를 검토 중이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