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성 왕위 계승 배제한 황실전범 개정…국내외 반발 직면
일본 국회가 여성 왕족의 왕위 승계 가능성에 대한 논의 없이 양자 입적 방식으로 남성 승계만을 강화하는 내용의 황실전범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국내외적으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일본 정치권이 왕족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황실전범을 개정하며 여성 왕족의 왕위 승계 가능성을 논의하지 않은 채 양자 입적이라는 방안을 택한 것에 대해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참의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옛 왕족의 남계 남성을 왕실 양자로 들여 후손이 태어날 경우 왕위 계승 자격을 부여하는 황실전범 개정안을 가결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는 남성만 왕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규정한 황실전범 때문에 왕위를 이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여성 승계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남성 승계 대상자만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 것이 비판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지시간 17일 일본 황실전범 개정안에 대한 언론 질의에 "모든 국가에서 여성의 권리 향상으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정책을 장려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는 일본 황실전범 개정안이 여성의 왕위 계승을 사실상 배제한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2024년, 남성에게만 왕위 계승권을 부여하는 일본 황실전범이 여성차별철폐조약의 이념과 양립하기 어렵다며 개정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왕위 승계 자격은 기본적 인권에 포함되지 않아 여성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시바 전 일본 총리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계 남성에 의한 왕위 계승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으나, 국회 표결에서는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는 정부가 향후 황실전범을 재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점 때문에 논의 참여를 위해 기권이나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아사히, 마이니치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1949년 이후 처음으로 본칙이 개정된 이번 황실전범 통과에 대해 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비판적인 사설을 쏟아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상징적 천황제의 근간을 훼손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개정을 "전후 80년간 형성된 국민과 상징적 천황의 유대를 무시하는, 결함이 많은 제도 변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나루히토 일왕이 언급한 "국민의 이해를 얻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국민 70%가 여성 왕위 계승에 찬성하는 상황을 정치권이 외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일본 언론들은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이 성별에 관계없이 장자 승계 원칙을 채택하는 상황에서 일본만이 시대에 뒤떨어진 남성 중심 승계를 고수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반면, 산케이신문은 이번 개정안에 반대한 의원이 10% 미만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개정안 통과를 옹호했습니다. 일본 왕실의 양자가 될 수 있는 옛 왕족의 남계 남성은 나루히토 일왕과 약 600년 전의 조상을 공유하는 36~38촌 관계로, 해당 규정에 따라 왕위 계승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대상은 약 6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