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 터널서 9일간 생존…극적 구조된 동료의 이야기
네팔 수력발전소 터널 붕괴 사고로 실종됐던 두 명의 동료가 흙탕물, 뱀, 기름 등 극한의 상황 속에서 9일간 버틴 끝에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지난달 26일 네팔 어퍼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인해 터널 안 작업 중이던 기계 반장 산제이 사와 기계 감독 카비르 마하르잔은 위험에 처했습니다. 물이 급격히 불어나자 두 사람은 제어실에서 위쪽으로 대피하려 했으나, 6층 높이까지 올라간 후에도 물이 계속 밀려들어 결국 맞잡았던 손이 떨어지며 각자 다른 장소에 고립되고 말았습니다. 이 사고로 두 사람은 휴대전화마저 잃었습니다.
산제이 사는 터널 5층 구역에 갇혔습니다. 그곳은 단순한 어둠이 아닌, 모래, 깨진 유리, 뱀과 야생동물, 그리고 외부에서 휩쓸려 들어온 시신까지 뒤엉킨 진흙과 통나무들로 가득한 위험한 공간이었습니다. 부서진 문짝들은 통행로를 막았고, 산제이 사는 깨진 형광등 유리 조각에 발을 깊게 베이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마실 물조차 흙탕물이었으며, 기계에서 새어 나온 기름이 수면을 뒤덮어 밤마다 가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는 처음 2~3일간 물에 잠긴 채 버텼고, 이후에는 물에 들어가지 않고 곁에 물통을 두고 지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인지했습니다. 약 20~30미터 떨어진 곳에서 산제이 사는 마하르잔의 목소리를 들었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희망을 이어갔습니다. 마하르잔은 손전등 등이 있다면 챙겨두고 바깥을 향해 계속 소리치자고 제안했지만, 지하 170미터 깊이의 터널과 무너진 잔해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는 지상에 닿지 못했습니다. 산제이 사는 "울지 않았다. 울어봐야 소용이 없으니까. 마음을 강하게 먹고 스스로를 다독여야 했다. 삶은 결국 싸움이다. 포기해선 안 된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습니다.
구조대가 두 사람에게 도달하기까지는 9일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진 발전소 현장에서 구조팀은 위성 자료, 준공 도면, 지형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붕괴 가능성이 가장 낮은 터널 구간을 특정했습니다. 해당 구간에 진입한 후에는 터널 내부에 차 있던 물과 침전물을 빼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네팔군 주도로 이루어진 구조 작업 끝에, 지난 4일 아침 구조대는 마침내 두 사람에게 닿을 수 있었습니다.
구조된 후 산제이 사는 구조대원의 어깨에 업혀 나왔고, 마하르잔은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들것에 실려 나왔습니다. 터널 밖으로 나온 산제이 사가 가장 먼저 물은 것은 '오늘이 며칠이냐'는 것이었다고 CNN은 보도했습니다. 그는 동료들에게 대피를 알리기 위해 제어실에 남아 있다가 탈출 기회를 놓쳤으며, 혼자 도망칠 수 없었다고 구조 직후 밝힌 바 있습니다.
카트만두 육군병원에서 일주일간 치료를 받은 산제이 사는 지난 11일 퇴원하여 다음 날 밤새 달려 고향 마을인 틸라티 코일라디에 도착했습니다. 고향 마을 주민 60여 명이 그를 기다렸고, 가족들은 전통적인 환영 의식을 치렀습니다. 발을 씻기는 정화 의식 후 어머니가 이마에 붉은 티카를 찍어주자 산제이 사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번 재난으로 네팔에서는 13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사망 1,388명, 실종 5,130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중국 측의 피해를 포함하면 사망자는 1,400명을 넘고 실종자는 5,600명대에 이릅니다. 이 중 발전소 노동자는 약 9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