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두고 ‘원칙론’과 ‘신중론’ 엇갈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신중론과 함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검사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입장을 사실상 확정했습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검찰 개혁의 출발점이자 완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검사가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과거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언급하며 "검사가 직접 수사해야만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등에 대해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홍 의원은 국회 토론회에서 "어제 원내대표님의 발언으로 여러분의 실망이 클 것"이라며, 검사에게 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기면 비난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지도부에 피해자가 원할 경우 검사가 수사에 관여하고 점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홍 의원의 법안 공동 발의자인 곽상언 의원은 "제도를 만드는 일은 개인적 원한을 푸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남인순 국회 부의장 또한 "제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단 한 명의 피해자도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이들은 보완수사권 존치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소한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범죄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나왔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A씨는 보완수사권이 있을 때 피해를 당한 것이 '운이 좋았다'고 말하며, 초기 경찰 수사의 미흡함을 지적했습니다. A씨는 경찰이 사건을 '강간 등 살인미수'로 바로잡지 못했을 때, 검찰의 보완수사가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습니다. 청바지에서 검출된 가해자 DNA 덕분에 형량이 20년으로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A씨는 경찰의 직감과 검찰의 법리적 검토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오류를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집단 성폭력 피해자 B씨는 피해자 본인이 증거를 찾고 수사기관을 설득해야 했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불송치 결정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듣지 못했으며, 검찰의 재수사 요구와 보완수사를 통해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B씨는 기관의 명칭보다 중요한 것은 잘못된 판단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절차이며, 부실 수사 시 피해자가 홀로 싸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턱뼈 골절 피해자 C씨 역시 경찰 불송치 결정 후 직접 이의신청을 해야 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법을 모르는 피해자라면 사건이 잘못된 죄명으로 종결될 뻔했다고 말했습니다.
스토킹 피해자인 곽아람 기자는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검찰이 재검토해 기소하고 유죄가 확정되었지만, 피해자가 이의신청을 해야만 시스템이 작동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곽 기자는 이의신청이 피해자에게 또 다른 소송이며, 변호사 없이 일반 피해자가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건 회피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는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당 지도부가 당내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입장을 고수한 배경에는 다가오는 당 대표 선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강성 지지층이 완전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는 상황에서, 주요 당권 주자들 역시 '완전 폐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강성 지지층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민주당은 내일(24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할 예정이며, 이르면 이달 말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처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