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임의동행’ 편법 지시 논란…실적 압박에 현장 혼선
경찰이 사건 실적을 높이기 위해 피의자를 실제로 데려오지 않고도 '임의동행' 처리하도록 내부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성남수정경찰서의 한 지구대·파출소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범죄예방과 지시사항'이라는 제목의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해당 공지에는 '임의동행'으로 사건을 처리하되, 실제 피의자를 데려오지 않더라도 서류만 받아 처리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를 접한 현장 직원 A 씨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임의동행은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역 경찰이 현장 상황을 판단해 사건을 처리하는 네 가지 방식 중 하나입니다. 중대한 범죄로 피의자 신병 확보가 필요할 경우 '체포'를 하지만, 임의동행은 피의자의 동의 하에 조사를 위해 수사기관까지 동행하는 절차로 강제성이 없습니다.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문제는 '피의자를 데려오지 않아도 서류만 받고 임의동행으로 처리하라'는 부분입니다. 피의자를 데려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면 '발생보고'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인데, 굳이 임의동행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은 검거 실적에 포함시키기 위한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의동행부터는 체포와 마찬가지로 피의자를 검거한 것으로 간주되어 검거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지시는 4월 공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현장 직원 A 씨에 따르면, 지난 3월 범죄예방과 직원이 일선 지구대·파출소를 대상으로 교육하면서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당시 직원은 '현장에서 서류 한 장만 사인받아 임의동행으로 처리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4월 공지에 이어 경찰서 소집 교육에서도 유사한 안내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직원들은 지휘부의 압박 속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검거' 실적으로 인정받아 상부에서 좋아하니 편법을 쓰게 되는 구조라고 말합니다. 현장에서는 임의동행을 했다가 피의자를 바로 귀가시키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어려워 '들킬 걱정'도 덜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임의동행 건수 관리 자료는 따로 없지만, 교육 및 공지 시점인 4월 성남수정경찰서의 관계성 범죄 검거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5월 말 일선에 내려진 공지에서도 '중요범죄 검거율이 대폭 상승했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다만 현장에서 임의동행 동의서 작성을 거부하면 무리하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습니다. 일선 경찰들은 검거율이 오른 뒤 책임 회피를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사 전문가들은 입증은 어렵더라도 실제 임의동행 의도 없이 서류만 받는 행위는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할 수 있으며, 불법 수사로 이어지거나 현장 판단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적으로 명백한 위법 지시는 아니더라도, 실적 압박으로 인해 제대로 된 동의 없이 연행하는 경우 불법 체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현장 경찰관의 판단이 위축되어 중요 사건의 초동 조치가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성남수정서 측은 실제 임의동행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임의동행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계성 범죄가 중대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현장 종결을 최소화하고, 당사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가해자·피해자 분리 후 진술 청취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임의동행을 활용하라는 취지의 지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