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반환 거부 후 명품·외제차… 파산 면책 절차 악용 논란
수천만원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집주인이 고급 외제차를 타고 명품 쇼핑을 즐기다 파산 및 면책 절차를 신청한 사건이 전세 사기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원 지역에서 임차인 60여 명으로부터 약 70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집주인 이 씨의 사례가 보도되었습니다. 이 씨는 보증금 반환 능력 없음에도 불구하고 외제차를 이용하고 명품을 구매하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해왔으며, 심지어 빚을 탕감받기 위해 파산 면책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씨는 수원회생법원에 면책 허가를 신청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파산은 재산 정리를, 면책은 빚을 탕감해 주는 절차입니다. 파산 제도의 본래 취지는 '성실하지만 불운한 자'에게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이 씨의 경우 명품 구매와 고가 차량 리스, 파산 신청 직전 거액의 카드 사용 등 '성실하지 못한 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채무자회생법은 과도한 낭비, 재산 은닉·명의 이전 등의 행위를 면책 불허가 사유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씨의 재산 내역을 조사한 파산 관재인 역시 면책 불허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판사의 '재량 면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법원별로 다른 면책률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만약 이 씨에게 면책 결정이 내려진다면, 임차인들은 우선변제권을 행사하지 못해 보증금을 돌려받기 더욱 어려워집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비면책채권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해 관련 보증금을 비면책 채권으로 분류하는 특별법을 시행 중이지만, 이 법은 내년 5월 효력이 만료될 예정이며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한편, 형사 고소가 확정될 경우 고의적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은 비면책 채권으로 분류되어 보증금 반환 의무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제 절차가 복잡하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최근 3년간 국토부 인증 전세사기 피해자가 3만 9천여 명에 달하고, 파산 제도를 악용한 '먹튀' 사례도 늘고 있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회수하지 못한 파산 관련 보증금만 2,3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전세 제도가 통제받지 않는 거대 사금융으로 변질되었으며, 전세대출 및 보증보험 등으로 인해 존속되었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수만 명의 전세사기 피해자를 낳았다는 비판과 함께, 전세 제도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세는 당장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매매가 상승을 부추겨 결국 세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회 초년생이나 주거 약자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제도이지만, 그 이면의 위험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요구됩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