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숏폼 시장 급성장…’내 얼굴’이 상품 되는 시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숏폼 콘텐츠 제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실제 사람의 얼굴을 거래하는 새로운 형태의 초상권 시장이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숏폼 영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스크롤하다 보면 얼마나 많은 영상이 쏟아져 나오는지 놀라게 됩니다. 유튜브에 따르면 1분마다 5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는데, 이는 사람이 직접 대본을 쓰고 촬영, 편집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속도입니다. 이러한 영상 제작의 폭발적인 증가는 인공지능(AI)의 힘 덕분입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AI를 활용한 'AI 미니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영상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 결과, 2026년 1분기 중국에서 출시된 미니드라마 중 95% 이상이 AI로 제작되었으며, AI 단편 드라마 시장 규모는 이미 220억 위안(약 4조 2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영상 제작 도구를 선보이면서, 제작 비용은 10분의 1로 줄고 제작 기간도 수일 내로 단축되었습니다.
하지만 AI가 생성하는 가상 인물들의 얼굴이 비슷해지고 표정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얼굴의 피로감'이라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더불어 AI가 생성한 얼굴이 실제 인물과 유사해 초상권 침해 관련 법적 분쟁이 잇따르자, 제작사들은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광저우 인터넷 법원에서는 3년간 약 700건의 초상권 무단 도용 관련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얼굴 라이선스 대여' 즉, 초상권 거래가 새로운 비즈니스로 떠올랐습니다. 제작사는 합법적으로 다양한 실제 인물의 얼굴을 확보해 몰입도를 높이고 법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국의 '액트아이디(ActID)'와 '뉴 클로(New Claw)' 같은 플랫폼에는 수백 명의 얼굴이 등록되어 상업용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일반인도 간단한 절차를 거쳐 자신의 얼굴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얼굴을 등록하는 절차는 매우 간단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얼굴 사진과 전신 사진 등을 촬영하여 업로드하고, 원하는 장르, 노출 수위, 악역 출연 여부 등 금지 옵션을 선택한 후 실명 인증을 거치면 약 30분 만에 자신의 얼굴이 플랫폼에 등록됩니다. 일반인의 경우 단편 영상 1회 사용당 약 10만 원 안팎의 비용으로 거래되며, 일부 전문 배우나 인상 깊은 외모의 경우 더 높은 가격을 받기도 합니다. 이는 중국의 풍부한 인구와 저렴한 라이선스 비용이 결합되어 소소한 용돈벌이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어준 얼굴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플랫폼에서는 악역 설정이나 노출 수위 등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일단 사용이 승인되면 제작사가 영상을 어떻게 각색하고 합성하는지 일반인이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의 얼굴이 민감하거나 불쾌한 장면에 사용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등록은 쉬웠지만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탈퇴하는 절차는 복잡하다는 피해 호소도 나오고 있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초상권 판매가 민감한 생체 정보 제공 행위임을 강조하며, 계약 시 사용 기간, 데이터 삭제 의무, 2차 유출 방지 조치 등을 명확히 해야 개인정보 악용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AI 기술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이 급증하는 시대에, 인간의 초상과 얼굴이 저렴한 비용으로 소모되는 현실은 씁쓸함을 남깁니다. 기술을 다스려야 할 인간이 AI 숏폼의 부속품처럼 전락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중국에만 국한될지, 혹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목소리, 걸음걸이 등 고유한 특징까지 디지털 상품으로 소비되는 시대가 올지는 미지수입니다. AI가 만든 가상 세계 속에서 진짜 인간이 저렴하게 소비되는 '배경 엑스트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 속에서, 기술의 편의성 뒤에 숨겨진 인간 존엄성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