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으로 ‘피수박’ 발생…농작물 재해보험, 농민 외면 이유는?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인해 수확을 앞둔 수박이 붉게 짓무르는 '피수박' 피해가 발생했지만, 농민들은 재해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전남 광주 통합특별시 광산구 평동의 한 농가에서는 50년간 수박 농사를 지어온 농민이 40도에 육박하는 7월 하순 폭염으로 인해 노랗게 말라버린 수박들을 바라보며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단 며칠 만에 수박 속이 붉게 짓무르는 '피수박'이 되어버린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역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되던 상품들이었다. 50년 농사 인생 처음 겪는 일이었다.
날씨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수확을 앞당겨 출하를 서둘렀으나, 폭염 속에서 일손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지역 내에서는 도저히 일손을 구할 수 없어 며칠을 허비하다 부산에서 인부를 데려왔을 때는 이미 피해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농민은 수천만 원의 손해를 감수하고 올해 수확을 포기해야 했다.
이러한 자연재해 피해 복구를 위해 농민들이 유일하게 기대는 것은 '농작물 재해보험'이다. 하지만 이 농가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노지 수박의 경우, 보험 가입 대상이 경북과 전북 일부 지역의 '주산지'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주산지가 아닌 지역은 통계 데이터 부족으로 보험료율 설정이 어려워 당장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1년 도입된 농작물 재해보험은 정부가 보험료의 최대 80%를 지원하며 농가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지만, '주산지'라는 기준 때문에 많은 농작물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올해 5,566억 원의 예산이 재해보험 가입 확대를 위해 편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개별 농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이상기후 피해를 국가가 모두 책임져야 하느냐는 질문도 있지만, 폭염과 같은 자연재해는 이미 개인의 역량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일손과 판로가 부족한 소규모 농가는 재난 앞에서 더욱 취약한 구조에 놓일 수밖에 없다. 농민의 시름은 결국 '밥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농경연구원(KREI) 보고서에 따르면 농작물 재해보험은 연간 약 7,535억 원의 사회적 편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단지 '통계 부족'이라는 행정적 이유로 50년 농부의 피해를 외면하는 것은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 모두의 식량 안보와 경제 안정성을 위협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