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강풍, ‘돌풍 전선’ 원인…강풍특보 부재 논란
지난 8일 충청 및 서해안 지역에 예고 없이 태풍급 강풍이 몰아쳐 피해가 발생했으나, 당시 강풍 특보가 발효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 토요일인 8일, 충청 지역에는 예보에 없던 강력한 비바람이 몰아쳐 시민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특히 충남 서해안 지역에서는 순간적으로 초속 20m를 넘는 태풍에 버금가는 강풍이 관측되었는데, 이는 주말 낚시객들에게 큰 위협이 되었다. 태풍 '돌핀'의 상륙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돌풍이 예고 없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충남 태안 천수만에서는 낚시 체험을 나섰던 시민이 태풍처럼 거센 물결과 바람을 경험했다고 제보했다. 당시 천수만 인근의 충남 홍성군 홍성죽도 관측소에서는 초속 17m, 순간적으로는 초속 22.8m의 강풍이 기록되었으며, 제보자는 이러한 강풍이 약 1시간가량 지속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오후 5시 25분경 충남 태안에서는 초속 20.4m, 순간 최대 초속 26.7m의 태풍급 강풍이 불어 닥쳤다. 낚시를 하던 제보자는 "바람과 파도가 점점 거세져 낚싯배가 이동하지 못할 정도였고, 영목항으로 돌아가는 길이 공포스러웠다"고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러한 강풍으로 인해 좌대 낚시터가 파손되고, 인명 피해 우려로 해경이 출동하는 일도 발생했다. 태안해양경찰서 영목파출소에 따르면, 해당 좌대 낚시터를 이용하던 14명이 급히 대피했으며, 배 한 척이 얕은 바다에 걸리는 사고도 있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충남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경기 화성과 인천에서도 순간 풍속 20m 이상의 강풍이 관측되었고, 충북과 충남 곳곳에서도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불었다. 충남 천안의 한 야외 물놀이장에서는 갑작스러운 강풍으로 에어바운스와 파라솔이 날아가고, 에어바운스에 사람이 깔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북 정읍에서도 소나기와 함께 몰아친 돌풍으로 지붕과 조립식 건물이 날아가고, 골프장 망과 기둥, 비닐하우스까지 무너지는 피해가 접수되었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강풍이 발생한 주된 원인은 강한 비와 돌풍을 동반한 '돌풍 전선'이 한반도를 관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레이더 영상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2시 20분경 경북 지역에서 발달한 강한 비구름대가 충청 지역으로 유입되기 시작했으며, 이 비구름대는 세력을 유지하며 서쪽으로 이동하여 전북과 충남 서해안 지역까지 영향을 미쳤다. 돌풍 전선은 비가 강하게 내릴 때 상층의 찬 공기를 지표면으로 끌어내리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 과정에서 지표면의 뜨거운 공기가 상승하며 주변에 강한 바람과 함께 새로운 비구름대를 형성하게 된다. 이로 인해 돌풍 전선이 통과하는 지역에서는 갑작스러운 강풍과 기온 하강이 나타나며, 실제 기온 관측 결과에서도 돌풍 전선 통과 전 35도를 웃돌던 기온이 25도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강력한 돌풍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게 전달된 기상 정보나 안전 관련 알림이 미흡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오후 2시 50분, 돌풍 전선이 충청권에서 발달하기 시작했을 당시 기상청은 '소나기 유의' 발표만을 내놓았을 뿐, '돌풍'에 대한 구체적인 예보는 없었다. 대전지방기상청이 한 시간 전 발표한 기상 정보에 '돌풍'이라는 단어가 한 차례 언급되긴 했으나, 풍속 관측값과 함께 강한 바람에 대한 기상 정보가 발표된 것은 돌풍 전선이 이미 내륙을 통과하고 서해로 빠져나가던 오후 5시 30분(수도권 기상청) 및 오후 5시 40분(대전지방기상청)이었다. 기상청의 강풍주의보 발효 기준(육상 초속 14m/s 이상 또는 순간 초속 20m/s 이상)에 따르면, 당시 태안, 화성, 예산 등 다수 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되었어야 했으나, 실제로는 경북 상주, 전북 부안, 인천 옹진 지역에만 한정적으로 발효되었다. 충북에서 시작된 돌풍 전선이 서해안에 도달하기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되었음을 감안할 때, 이동 경로에 따른 예비 특보 발령이라도 이루어졌다면 시민들에게 더 효과적인 경고가 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상청은 이에 대해 "돌풍에 대한 내용은 오전에 날씨 해설 등을 통해 꾸준히 언급해왔다"고 해명하며, "돌풍을 동반한 비구름 시스템의 규모가 작아 한 지역에 오래 머물지 않고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특보 발령보다는 기상 정보를 통한 소통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