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이 7년간 미국 대사관을 도청했지만 전혀 몰랐던 이유

미국의 대사관이라면 보안이 철저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런 미국 대사관에서 7년간 도청을 당했고 심지어 도청을 당하고 있다는 거 자체를 몰랐던 사건이 있습니다.

사건은 1946년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의 자유주의와 소련의 공산주의가 이념 대결이 벌어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벌어졌습니다. 당시 2차 대전에서 미국과 소련은 협력 관계였지만 전쟁이 끝나고 극과 극의 대립적인 관계로 변해가는 시작점이었습니다.

냉전 초기에 소련에서 많은 스파이들이 미국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는데 당시 소련에서 ‘미국의 어떠한 탐지에도 걸리지 않는 도청장치의 개발’이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도청장치는 기본적으로 전자 부품이 있고 이를 구동할 수 있는 배터리가 장착되는 게 상식입니다. 이런 유의 도청장치는 당연히 미국의 탐지에 걸리게 됩니다.

하지만 소련에서는 음향 물리학자인 레온 테레민의 아이디어를 적용해서 전자 부품도 배터리도 필요 없는 도청장치를 개발합니다. 참고로 ‘레온 테레민’은 세계최초로 전자 악기를 개발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소련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도청기를 미국을 상징하는 엠블렘을 나무로 만들어 보이스카웃 행사를 통해 미국 대사관에 선물로 주게 됩니다.

보기에는 평범한 나무 조각상처럼 보이고 내부에 어떠한 전자 장비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미국의 보안 검색에도 무사통과되어 미국 대사관에 걸리게 됩니다.

놀랍게도 이 도청기는 7년간 미국 대사관을 도청했습니다.

어떠한 전자 장비도 없이 어떻게 도청을 했을까요? 그 비밀은 나무 조각상 내부에 있는 인공 고막에 있었습니다. 인공 고막은 외부에서 특정 파장을 가진 전파를 쏘면 사람들의 말의 진동이 안테나를 통해 송출되는 형식이었습니다.

현재 버스 단말기가 이와 같은 원리로 작동합니다. 버스 카드에는 어떠한 전지도 없지 단말기에서 보내는 전파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도청을 당하던 미국은 이 사실을 영국의 정보기관에서 알려준 다음에야 알았습니다. 영국이 소련을 도청하다가 미국을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에 알려준 뒤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 수련이 미국 대사관에서 도청을 했던 도청기의 모습

실제로 완전히 밀봉이 되게 붙여놔서 반으로 자르지 않으면 확인이 불가능하게 만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