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박원근 유묵’ 진위 조사 결과…친일파 박중양 작품으로 판명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시했던 서예 작품 '일반시국은'이 독립운동가 박원근이 아닌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작품이라는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9월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전시했다가 진위 논란으로 철수했던 서예 작품 '일반시국은'에 대한 전문가 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습니다. 조사 결과, 해당 작품은 애국지사 박원근이 아닌 친일파 박중양이 쓴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습니다.
'일반시국은'은 '한 그릇의 밥도 모두 나라의 은혜'라는 뜻의 문구로, 임진왜란 당시 영규대사가 승병을 모집할 때 한 말로 전해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전시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박물관 측은 작품에 찍힌 '박원근'이라는 낙관을 근거로 독립운동가 박원근의 작품으로 소개했었습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낙관의 '박원근'이 박중양이 사용했던 이름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박물관은 지난달 10일 작품을 철수하고 검증 절차 미흡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이후 박물관은 서예, 근현대사, 고문헌, 보존과학 등 각 분야 전문가 7명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작품의 진위를 교차 검증하는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일반시국은'과 박중양의 기존 필적을 비교했을 때 획 처리 방식에서 유사한 특징이 발견되었으며, 작품에 찍힌 인장의 문구 또한 1932년 서예가 김태석이 박중양에게 새겨준 인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해외 경매 사이트에서 '박원근'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다수의 서예 작품에서 '일반시국은'과 동일한 글씨체와 인장을 사용한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박중양이 일본 유학 시절 여러 지역에서 자신의 글씨를 판매해 경비를 마련했다는 기록과도 부합합니다.
반면, 독립운동가 박원근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일본 체류 기록이 없고, 지하조직 활동으로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른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인을 위해 글씨를 쓰고 해외에 다수의 작품을 남겼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박물관 측은 판단했습니다. 작품의 표구 방식 또한 일본식 문인 표구인 '일문자대표구'가 사용되었고, 사용된 직물 역시 근대 일본식 표구에서 자주 쓰이는 것으로 조사되어 박중양의 작품이라는 결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처럼 필적, 인장, 문헌 기록, 일본 내 행적 및 작품의 표구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일반시국은'을 박중양이 일본 유학 시절 '박원근'이라는 예명으로 남긴 작품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박물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독립운동가 박원근 유가족에게 조사 결과와 경위를 설명하고 재차 사과할 예정이며, 향후 전시품 사전 검증을 강화하고 근현대사 분야 전문가 풀을 확대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역사적 사실 확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시품 검증 절차 강화 의지를 밝혔습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