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하와이몽크물범의 콧구멍에서 장어가 축 늘어진 채 삐져나와 있는 사진 한 장이 전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수산청 산하 하와이몽크물범 연구 프로그램이 2018년 12월 공개한 사진으로, 그해 여름 북서하와이제도 프렌치프리깃 암초(French Frigate Shoals)에서 어린 물범의 코에 점박이 장어가 박혀 있는 모습이 찍혔다. 연구팀은 40년 가까이 이 물범을 관찰해 왔지만 이런 일은 최근 몇 년 사이에야 처음 봤다며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하와이몽크물범 코 장어, 처음엔 “농담인 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연구진이 코에 장어가 낀 물범을 처음 본 것은 2016년 여름이다. 현장 연구원이 ‘코에 장어(Eel in nose)’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대처 지침이 있느냐고 물었고, 동료들은 처음에 장난으로 생각했다. 당시 지침은 없었고, 여러 차례 통화와 이메일 끝에 장어를 잡아당겨 빼내기로 했다.
NOAA 하와이몽크물범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찰스 리트넌은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밖으로 나온 장어는 5㎝ 정도뿐이었는데, 마술사가 손수건을 끝없이 뽑아내는 것처럼 계속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때 나온 장어 길이는 약 2.5피트(약 76㎝)로 보도됐다. 장어 크기는 보도마다 ‘약 60㎝’로 소개되기도 해 차이가 있다.

장어는 어떻게 물범 콧구멍에 들어갔나… 두 가지 가설
하와이몽크물범은 산호초 틈이나 바위 밑, 모래 속에 입과 코를 밀어 넣어 숨어 있는 먹이를 찾는다. 장어도 이런 곳에 숨는 대표적인 먹잇감이다. NOAA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 도망 가설: 궁지에 몰린 장어가 자신을 지키거나 빠져나가려다 물범의 콧구멍으로 파고들었을 수 있다.
- 역류 가설: 물범이 장어를 삼켰다가 토해 내는 과정에서 장어가 입이 아닌 ‘잘못된 길’인 코로 나왔을 수 있다.
NOAA는 “어느 쪽인지 영원히 모를 수도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례는 모두 어린 물범이었으며, 연구팀은 통계적 우연인지 앞으로 더 늘어날지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장어 빼는 데 30초~1분… 물범은 무사, 장어는 죽어
NOAA에 따르면 장어가 낀 물범은 모두 대응팀이 신속히 붙잡아 장어를 조심스럽게 빼냈다. 물범을 가볍게 제압한 뒤 장어를 천천히, 일정한 힘으로 당기는 방식으로 약 30초가 걸렸다고 NOAA는 소셜미디어에 설명했다. 다만 NOAA 수의사는 캐나다 CBC 인터뷰에서 장어가 끊어져 코 안에 남지 않도록 아주 천천히 당겨 약 1분이 걸렸다고 말해, 소요 시간은 사례와 설명에 따라 차이가 있다.

NOAA는 “모든 경우 장어를 성공적으로 빼냈고 물범들은 괜찮았다. 하지만 장어는 살아남지 못했다”고 전했다. 리트넌은 가디언에 “콧속에 썩은 물고기가 있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감염 우려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연구팀은 장어를 빼내는 별도 지침까지 마련했다.
멸종위기종 하와이몽크물범은 어떤 동물
하와이몽크물범은 하와이 제도에만 사는 고유종으로, 미국 멸종위기종보호법에 따라 보호받는다. NOAA는 낚싯바늘이나 폐어망에 걸린 물범을 구조하고, 다친 물범을 치료해 바다로 돌려보내는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관련 보도 영상
영상: ABC Television Stations 공식 유튜브 “Hawaiian monk seals keep getting eels stuck in their noses”
영상: NOAA Fisheries 공식 유튜브 “Species In The Spotlight: Hawaiian Monk Seal”
정리
- 첫 발견: 2016년 여름, 북서하와이제도
- 사례 수: 2018년 12월 기준 3~4건, 모두 어린 물범
- 가설: 궁지에 몰린 장어가 파고들었거나, 삼킨 장어를 토하다 코로 나왔을 가능성
- 결과: 물범은 모두 무사, 장어는 모두 죽음. NOAA는 제거 지침 마련
참고: NOAA Fisheries ‘Hawaiian Monk Seal Updates 2018′(2018.12.5), The Guardian(2018.12.6), BBC·CNN·CBC(2018.12.7), The Seattle Times(2018.12.7). 이미지: NOAA Fisheries/Brittany Dolan / Wikimedia Commons(퍼블릭 도메인), NOAA Fisheries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미국 정부 저작물). 영상: ABC Television Stations, NOAA Fisheries 공식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