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쿠퍼” 비행기 납치범, 낙하산 타고 증발… 9년 뒤 컬럼비아강 모래에서 나온 20달러 지폐 5,8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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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305편을 납치해 20만 달러를 받고 낙하산으로 사라진 남자. 9년 뒤 8살 소년이 컬럼비아강 모래에서 몸값 지폐를 찾아냈지만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FBI 기록으로 정리한 D.B. 쿠퍼 사건.

D.B. 쿠퍼 몸값 20달러 지폐 1980년 컬럼비아강 테나 바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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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11월 24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공항. ‘댄 쿠퍼(Dan Cooper)’라는 이름으로 시애틀행 편도 항공권을 현금으로 산 남자가 비행기를 납치해 20만 달러와 낙하산 4개를 받아 낸 뒤 비행 중 뛰어내려 사라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역사상 유일한 미해결 항공기 납치 사건으로 꼽히는 ‘D.B. 쿠퍼 사건’이다. 그로부터 9년 뒤, 컬럼비아강 모래밭에서 그 몸값의 일부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다시 세상의 관심을 받았다.

D.B. 쿠퍼 비행기 납치,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FBI 기록에 따르면 남자는 40대 중반으로 보였고 양복에 검은 넥타이, 흰 셔츠 차림이었다.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항공 305편이 이륙을 기다리는 동안 버번위스키에 소다를 주문했고,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승무원에게 쪽지를 건넸다. 서류가방에 폭탄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가 연 가방 안에는 전선 뭉치와 붉은 막대 같은 것이 보였다.

요구 조건은 20달러 지폐로 20만 달러, 그리고 낙하산 4개였다. 시애틀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그는 승객 36명을 내보내는 대가로 돈과 낙하산을 받았고, 일부 승무원을 태운 채 멕시코시티 방향으로 다시 이륙하게 했다. 오후 8시를 조금 넘긴 시각, 시애틀과 네바다주 리노 사이 어딘가에서 그는 기체 뒤쪽 계단을 내리고 돈과 함께 밤하늘로 뛰어내렸다. 조종사들은 무사히 착륙했지만 남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D.B. 쿠퍼 비행기 납치범 FBI 몽타주
FBI가 승무원 진술을 바탕으로 만든 납치범 몽타주 · 이미지: FBI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D.B.’는 언론이 만든 이름… FBI 수사 ‘노르잭’

FBI는 이 사건을 ‘노르잭(NORJAK, Northwest Hijacking)’으로 이름 붙이고 수백 명을 조사했다. 사건 5년째까지 검토한 용의자만 800명이 넘었다. 비슷한 수법으로 5개월 뒤 비행기를 납치한 리처드 플로이드 매코이가 유력 용의자로 거론됐지만, 승무원 두 명이 진술한 인상착의와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제외됐다. 흔히 쓰이는 ‘D.B. 쿠퍼’라는 이름에 대해 FBI는 “언론이 만든 신화”라고 밝혔다. 이니셜이 D.B.인 남성을 조사한 적은 있지만 그는 범인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1980년 컬럼비아강 테나 바, 모래 속 20달러 지폐

1980년 2월 10일 일요일, 워싱턴주 클라크카운티 컬럼비아강 변의 모래톱 ‘테나 바(Tena Bar)’로 가족 소풍을 나온 8살 브라이언 잉그럼은 모닥불 자리를 고르려고 모래를 팔로 쓸다가 고무줄로 묶인 지폐 뭉치 3개를 발견했다. 썩어 가는 20달러짜리 지폐였다. 가족은 처음엔 위조지폐로 여겼지만 다음 날 FBI에 넘겼고, FBI는 시애틀 은행이 사건 전 마이크로필름으로 기록해 둔 일련번호와 대조해 몸값이 맞다고 확인했다.

D.B. 쿠퍼 몸값 발견 현장 컬럼비아강 테나 바 수색
몸값 지폐가 발견된 컬럼비아강 변 테나 바에 모인 수사관과 취재진(1980년 2월) · 영상 캡처: KATU News

FBI가 밝힌 금액은 모두 5,800달러다. 일부 매체는 ‘약 6,000달러’로 표현하기도 한다. 발견 직후 수사관과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굴착기까지 동원해 주변 모래를 파헤쳤지만 나온 것은 지폐 조각 정도였다.

D.B. 쿠퍼 몸값 추가 수색 굴착기 테나 바
굴착기를 동원해 모래를 파헤치는 추가 수색 · 영상 캡처: KATU News

왜 강가 모래에서 나왔나… 지금도 풀리지 않은 의문

발견 장소는 범인이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된 지점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이어서, 돈이 어떻게 그곳까지 왔는지를 두고 여러 가설이 나왔다. 강물에 떠내려왔다는 설, 1974년 강바닥 준설 때 퍼 올린 모래에 섞였다는 설, 누군가 일부러 묻었다는 설 등이다. 2020년에는 지폐에 붙은 규조류를 분석해 돈이 묻힌 시기를 좁혀 보려는 연구도 학술지에 실렸지만, 범인의 행방을 밝히지는 못했다.

FBI 수사관 테나 바 모래 발굴 D.B. 쿠퍼 사건
발견 지점 주변을 손으로 파며 지폐 조각을 찾는 모습 · 영상 캡처: KATU News

FBI는 범인이 살아남지 못했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조종할 수 없는 낙하산, 착지에 맞지 않는 옷과 구두, 밤에 숲 지대로 뛰어내린 점 등을 근거로 들었고, 1980년 지폐 발견이 이 가설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FBI, 45년 만에 적극 수사 중단

FBI 시애틀 지부는 2016년 7월 “가장 길고 철저했던 수사 가운데 하나”를 마무리하고 인력을 다른 사건에 돌린다고 발표했다. 다만 낙하산이나 몸값 등 새로운 물증이 나오면 계속 받겠다고 했다. 범인이 비행기에서 풀어 놓고 간 검은 넥타이 등 증거물은 워싱턴 본부에 보관 중이다.

당시 현지 방송 보도 영상

영상: KATU News 공식 유튜브 “D.B. Cooper Money Found – February 1980”

D.B. 쿠퍼 사건 정리

  • 1971년 11월 24일: 포틀랜드발 시애틀행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305편 납치, 몸값 20만 달러·낙하산 4개 요구
  • 같은 날 밤: 시애틀~리노 사이 상공에서 뒤쪽 계단으로 낙하, 행방불명
  • 1980년 2월 10일: 8살 소년이 컬럼비아강 테나 바에서 몸값 지폐 5,800달러 발견
  • 2016년 7월: FBI 적극 수사 중단, 사건은 여전히 미해결

참고: FBI ‘D.B. Cooper Hijacking’, FBI 시애틀 지부 발표(2016.7), HistoryLink.org Essay 23059, KIRO 7(2026.2.10), CNN(2016.7.12), PMC ‘Diatoms constrain forensic burial timelines'(2020). 이미지: KATU News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1980년 2월 보도), FBI 몽타주 / Wikimedia Commons(퍼블릭 도메인). 영상: KATU News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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