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요 방송사 취재 거부 선언에 공동 취재단 ‘보이콧’으로 맞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을 일부 언론사에 금지시키자, 백악관 방송 공동취재단이 영상 취재 보이콧으로 맞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현지 시각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 헬기에 탑승하는 순간, 백악관에서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통상 대통령은 헬기 탑승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데,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처럼 발언했지만 소리가 전혀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는 백악관 방송 공동취재단(풀단)의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CNN, ABC, CBS, NBC, 폭스뉴스 등 5개 주요 방송사로 구성된 이 풀단은 이날 공동 취재를 중단했습니다. 풀단은 순번제로 대통령 취재 후 내·외신에 관련 영상을 제공해왔으나, 취재 거부로 인해 이들 방송사의 미국 전역 TV 네트워크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상이 송출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만, 우파 성향의 소규모 매체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는 해당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백악관 방송 공동취재단은 성명서를 통해 "국민은 정부에 대한 정확하고 독립적인 정보 제공이라는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행정부가 특정 언론사의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공동 취재 중단 결정은 3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CNN, MS나우(구 MSNBC), 폴리티코 등 3개 매체의 백악관 출입을 사전 통보 없이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매체가 "가짜 뉴스를 보도해왔다"는 이유를 들며, "공화당과 행정부의 위상을 일부러 떨어뜨리려 부정적인 기사를 쓴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다른 언론사들도 출입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해당 언론사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불법"이며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대통령이 단지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통지나 절차 없이 수정헌법 제1조에 명시된 언론·표현의 자유를 박탈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긴급 신청을 제출했습니다.
주요 방송사들의 공동 취재 보이콧은 이러한 언론사들의 법적 대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심지어 '친트럼프 방송사'로 알려진 폭스뉴스까지 이번 공동 취재 중단에 동참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가짜 뉴스"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백악관은 우리가 사랑하는 미국에서 암처럼 자라난 가짜 뉴스에 대한 공격을 벌이는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소송 결과를 예상하며 패소하더라도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고, 자신의 집무실이 "삼류 광대들"에 의해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를 언급하며 언론사를 공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마음이 들지 않는 언론사에 대해 이 표현을 자주 사용해왔습니다. 특히 CNN의 케이틀런 콜린스 기자는 2018년 백악관 출입 정지를 당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도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제프리 엡스타인의 연관 의혹을 질문하자 "매우 부정직한 기관"이라며 비난받았습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와 기성 언론 간의 갈등이 단순한 출입 금지를 넘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방송사들이 영상 취재 거부라는 자발적 보이콧으로 대응하면서 '강 대 강'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며칠 후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11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공항에 나가 직접 맞이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공동취재단이 없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 장면 등을 미국 주요 방송사에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