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문제가 생겼다” 아폴로 13호 산소탱크 폭발… 진짜 원인은 발사 2주 전 지상 시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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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4월 아폴로 13호 산소탱크 폭발의 진짜 원인은 우주가 아닌 발사 전 지상에 있었다. 28V용 온도 스위치에 65V가 8시간 걸린 사연과 세 우주비행사의 생환 과정을 NASA 조사위원회 보고서로 정리했다.

아폴로 13호 사령선 오디세이 회수 장면 1970년 4월 17일 이오지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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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4월 13일 밤, 지구에서 약 32만㎞ 떨어진 우주에서 아폴로 13호의 2번 산소탱크가 폭발했다. 발사 후 55시간 54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달 착륙을 앞두고 있던 짐 러벨 선장, 잭 스와이거트, 프레드 헤이즈 세 우주비행사는 착륙을 포기하고 달착륙선을 ‘구명보트’ 삼아 나흘 만에 지구로 돌아왔다. 그런데 미 항공우주국(NASA) 조사위원회가 밝혀낸 폭발의 씨앗은 우주가 아니라 발사 2주 전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의 지상 시험장에 있었다.

아폴로 13호 산소탱크 폭발,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아폴로 13호는 1970년 4월 11일 발사됐다. 사흘째 밤 관제센터는 승무원에게 산소탱크 내부를 휘젓는 팬을 돌리라고 요청했고, 스위치를 켠 직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고등이 켜졌다. 스와이거트가 먼저 “오케이, 휴스턴, 여기 문제가 생겼다(we’ve had a problem here)”고 보고했고 러벨이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영화 속 유명한 대사 “Houston, we have a problem”은 현재형으로 바뀐 것으로, 실제 교신은 과거형이었다.

아폴로 13호 우주비행사들이 사령선 안에서 점검표를 보는 모습
비행 중 사령선 안에서 점검표를 확인하는 아폴로 13호 승무원 · 영상 캡처: NASA

폭발로 기계선(서비스 모듈) 4번 구역 덮개가 통째로 날아갔고, 그 충격으로 1번 산소탱크까지 손상됐다. NASA 기록에 따르면 산소는 약 3시간 만에 모두 빠져나갔고, 산소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와 물, 주엔진을 쓸 수 없게 됐다.

달착륙선 ‘아쿠아리어스’를 구명보트로… 생환 작전

사령선 ‘오디세이’는 귀환 때 대기권 재진입에 꼭 필요했기 때문에 승무원은 전원을 끄고 2명용으로 설계된 달착륙선 ‘아쿠아리어스’로 옮겨 탔다. 달 뒤편을 돌아 지구로 향하는 궤도를 잡는 동안 선내 온도는 크게 떨어졌고, 이산화탄소가 쌓이자 지상 엔지니어들이 선내에 있는 물건만으로 사령선용 사각 필터를 착륙선의 원형 장치에 연결하는 방법(일명 ‘우편함’)을 고안해 교신으로 전달했다.

아폴로 13호 달착륙선 아쿠아리어스 구명보트 안의 우주비행사
산소탱크 폭발 뒤 구명보트가 된 달착륙선 안의 승무원 · 영상 캡처: NASA

재진입 직전 버린 기계선을 승무원이 촬영하면서 폭발 부위가 처음 확인됐다. 패널 하나가 통째로 뜯겨 나간 모습이었다.

아폴로 13호 산소탱크 폭발로 패널이 뜯겨 나간 기계선 서비스 모듈
귀환 직전 분리한 기계선. 폭발로 4번 구역 패널이 뜯겨 나갔다 · 사진: NASA Johnson Space Center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AS13-59-8500)

진짜 원인은 ’28V 스위치에 걸린 65V’… 발사 전 지상 시험

에드거 코트라이트가 이끈 아폴로 13호 조사위원회는 1970년 6월 15일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가 짚은 원인은 여러 실수가 겹친 결과였다.

  • 1965년 사양 변경: 탱크 히터를 지상에서 더 빨리 가압하려고 65V 지상 전원도 쓸 수 있게 바꿨지만, 히터를 보호하는 온도 스위치는 우주선 전압인 28V용 그대로 남았다.
  • 1968년 낙하: 이 탱크는 원래 아폴로 10호용이었는데, 개조를 위해 떼어 내다 약 5㎝(2인치) 떨어졌다. 당시에는 손상이 없다고 판단됐지만 내부 주입관이 헐거워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 1970년 3월 지상 시험: 발사 리허설 뒤 2번 탱크의 액체산소가 정상적으로 빠지지 않자, 기술진은 히터를 65V로 약 8시간 켜서 산소를 끓여 없앴다.
  • 녹아붙은 스위치: 히터가 화씨 80도(약 섭씨 27도)에 이르면 스위치가 열려야 했지만, 65V 아래서 열리려던 순간 접점이 녹아붙었다. 탱크 내부 일부는 수백 도까지 달아올라 전선 피복이 손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상 온도계가 화씨 80도까지만 표시돼 이상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피복이 벗겨진 전선이 든 탱크에 다시 산소가 채워졌고, 비행 중 팬 스위치를 켜는 순간 불꽃이 튀어 불이 붙은 것으로 결론 났다. 조사위원회는 스위치 불일치를 NASA와 제작사 어느 쪽도 문서 검토와 시험에서 잡아내지 못했다며 “모든 당사자가 책임을 나눠야 할 심각한 실수”라고 적었다. 실제로 같은 조건에서 스위치를 시험하자 65V에서 접점이 그대로 녹아붙는 현상이 재현됐다.

아폴로 13호 귀환과 그 뒤

세 우주비행사는 4월 17일 남태평양에 무사히 착수했고, 강습상륙함 이오지마호가 사령선을 건져 올렸다. 휴스턴 관제센터는 환호로 가득 찼다.

아폴로 13호 귀환 직후 휴스턴 관제센터
아폴로 13호 귀환 직후의 휴스턴 관제센터 · 영상 캡처: NASA

NASA는 이후 산소탱크 설계를 바꾸고 3번째 산소탱크와 비상 배터리를 추가하는 등 개선을 거쳐 이듬해 아폴로 14호를 발사했다. 아폴로 13호는 ‘성공적인 실패’로 불리며 지금도 위기관리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NASA 공식 영상으로 보는 아폴로 13호

영상: NASA 공식 유튜브 “Apollo 13: Houston, We’ve Had a Problem”

정리

  • 폭발 시각: 1970년 4월 13일, 발사 55시간 54분 뒤, 지구에서 약 32만㎞
  • 실제 교신: “Houston, we’ve had a problem”(과거형)
  • 직접 원인: 28V용 온도 스위치에 지상 시험 중 65V가 약 8시간 걸려 녹아붙고 전선 피복 손상
  • 결과: 달 착륙 포기, 달착륙선을 구명보트로 써서 4월 17일 전원 생환

참고: NASA ‘Apollo 13: Mission Details’, NASA History ’50 Years Ago: Apollo 13 Review Board Report'(2020.6.15), NASA NSSDCA ‘Apollo 13 Accident’, Report of Apollo 13 Review Board(1970). 이미지: NAS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NASA 기록 필름), NASA Johnson Space Center / Wikimedia Commons(퍼블릭 도메인). 영상: NASA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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