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조직 내 갑질·비인격적 대우 여전…’침묵’에 70% 응답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상당수의 소방관이 직장 내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으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0월 광주 광산소방서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소방관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소방 조직 문화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 회식 강요, 상사를 '오빠'로 부르게 하거나 남성 상사 옆자리에 앉도록 지시하는 등의 갑질 의혹 대부분이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자 15명이 징계를 받았으며, 이 중 2명은 파면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방청은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소방공무원 6만 5천 9백여 명을 대상으로 '소방 조직문화 진단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총 1만 6천 111명이 응답하여 24.4%의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오늘(21일) 그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개인 용무 대리 요청 등 사적 이익 요구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4.9%, 부당한 음주 문화 관련 경험은 4.3%, 비인격적 대우 경험은 6.4%로 집계되었습니다. 특히 음주 문화와 관련해서는 과음 강요나 상급자 옆자리 착석 강요 등의 사례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상급자 중심의 위계질서가 회식 자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러한 부당 행위는 주로 팀장급(38.8%)과 과장급 이상(29.7%)에서 높게 나타났으나, 비인격적 대우의 경우 선후배 및 동료 등 수평적 관계에서도 상당 비율로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의 부당 행위는 6개월에 1회 이상 발생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1주, 1개월, 3개월 내 반복 경험도 적지 않았습니다.
직장 내 부당한 대우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세 가지 유형 모두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했다'는 응답이 70% 전후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부당한 음주 문화에 대한 응답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감찰 부서 제보 등 공식적인 경로를 이용했다는 응답은 0.8~3.3%에 불과했습니다. 부당한 대우에 대응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는 '업무상, 인사상 불이익 우려',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소문 및 평판에 대한 걱정', '대응 방법 미인지' 등이 꼽혔습니다.
소방청은 '아무 말도 못 하는' 현상이 개인의 대처 능력 부족이 아닌, 조직 전반에 형성된 수직적이고 통제적인 분위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공식 채널 이용률이 낮은 것은 인사 불이익 및 2차 피해에 대한 우려,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이 외에도 학연, 지연, 혈연에 따른 인사 및 승진 관행, 특정 라인 챙기기, 하급자의 업무 태만, 무분별한 제보 등 '을질'에 대한 대책 마련 요구도 있었습니다.
소방청은 이번 조사 결과와 특별감찰단 활동, 익명 제보 등을 바탕으로 다음 달 중 '조직문화 쇄신 종합 대책'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이 대책에는 구체적인 실행 과제와 점검 체계가 포함될 예정입니다. 소방청은 이번 조사가 문제점 확인을 넘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구성원들이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향후 조직문화 진단을 연 1회 정례화하고, 그 결과를 대책 추진 성과 지표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