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폭행 피해자 조사 중 부적절 질문 및 절차 위반 의혹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성폭행 피해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질문과 절차 위반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0대 여성 A씨는 지인과 경기도 별장에서 만나 성폭행을 당했다며 서울 서초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이 당시 겪었던 일만큼이나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습니다. A씨는 '경찰이 자신을 피해자로 보지 않고 질문을 이어갔다'며, 이것이 2차 가해라고 느껴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녹음했다고 밝혔습니다.
KBS가 입수한 당시 녹음 내용을 수사 전문가와 분석한 결과, 경찰관은 성관계 중 뺨을 맞았다고 진술한 A씨에게 폭행이나 피해 정도를 자세히 묻기보다 '이건 왜 때린 거예요? 성적 판타지 같은 거예요?'라며 유도신문성 질문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A씨가 언급하지 않은 신체 부위에 대한 질문이나 성관계 관련 은어를 사용하며 수치심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질문들이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폭행이 아닌 가능성을 전제하거나 사담이 가능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A씨가 항의했지만, 경찰관은 '적어야 한다'며 조사를 이어갔고, 피해자가 느낀 두려움 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더욱이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너 되게 잘한다', '너도 (성관계 은어) 그런 말 안 했어요?' 와 같은 부적절한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성범죄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지만, 필요성에 대한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사건 이후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사과 문자를 받았으나, 사건을 넘겨받은 용인동부경찰서는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편, 성폭력 피해자 조사 시에는 별도 공간에서 동성 경찰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A씨는 공개된 사무실에서 남성 수사관에게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여성 수사관 조사를 요청했지만, '여건이 안 된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규칙상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동성 수사관'이 조사해야 함에도, A씨는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채 조사 동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A씨에게 남성 조사관과 진술 공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A씨는 경찰서 안에도 별도 공간이 있었고 여성 수사관 조사를 위해 일정을 미룰 수도 있었음에도,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배시웅 변호사는 두꺼운 약관을 던져주고 이해 후 서명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경찰이 상세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A씨는 공개된 장소에서 1시간 19분 동안 피해 진술을 해야 했고, 조사 후 펑펑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영상
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