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폰 액정 깨져서 수리 맡겼어. 이 번호로 문자 줘.” 낯선 번호로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면 답장하기 전에 멈춰야 한다. 자녀를 사칭해 부모에게 접근하는 가족 사칭 메신저피싱의 전형적인 첫 문장이다. 문자 한 통에서 시작해 통장이 비기까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단계별로 정리했다.
메신저피싱 피해, 50대 이상에 집중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46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65.4% 늘었고,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절반을 넘었다. 특히 이 기간 메신저피싱 피해액의 93.9%가 50대 이상에서 발생했다. 50대 52.5%, 60대 36%, 70대 이상 5.4% 순이다. 사기범 대부분이 자녀를 사칭해 “휴대폰 액정이 깨졌다”며 접근했기 때문이다.

문자 한 통에서 대출까지, 메신저피싱 5단계
- 1단계 접근: “폰이 고장 나서 임시 번호로 연락한다”며 카카오톡 친구 추가나 문자 대화를 유도한다.
- 2단계 정보 요구: 보험금 청구, 온라인 결제 등을 핑계로 신분증 사진, 카드번호, 비밀번호를 보내 달라고 한다.
- 3단계 원격조종 앱: 링크를 보내 앱을 설치하게 하는데, 이게 원격조종 앱이다. 이후 사기범이 피해자 휴대폰을 마음대로 조작한다.
- 4단계 명의 도용: 피해자 명의로 휴대폰을 새로 개통하거나 비대면 계좌를 연다.
- 5단계 자금 탈취: 잔액 이체, 예금·보험 해지, 비대면 대출까지 받아 오픈뱅킹으로 돈을 모은 뒤 대포통장으로 빼돌린다.


“진짜 내 자식일까?” 확인하는 법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래 알고 있던 자녀 번호로 직접 전화하는 것이다. 받지 않더라도 다른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확인할 때까지 어떤 요구도 들어주지 않는다. 최근에는 AI로 목소리까지 흉내 낼 수 있어, 통화 음성만으로 안심해서도 안 된다.
▶ 대한민국 경찰청 ‘자녀 사칭 메신저피싱 예방하려면? 클릭 NONO, 전화 GOGO!’ (경찰청 공식 유튜브)

메신저피싱 예방 수칙
- 가족이라도 신분증·카드번호·비밀번호·앱 설치 요구는 무조건 거절한다.
- 출처를 알 수 없는 링크는 누르지 않고, 앱은 공식 앱 마켓에서만 설치한다.
- 은행·금융당국이 운영하는 안심차단 서비스로 내 명의의 신규 대출(여신거래), 비대면 계좌 개설, 오픈뱅킹 가입을 미리 막아 둔다.
- 이미 송금했거나 정보를 넘겼다면 즉시 112(경찰) 또는 1332(금융감독원)에 전화해 지급정지를 요청한다.
요즘은 이런 변형도
최근에는 자녀뿐 아니라 조카, 회사 동료, 거래처를 사칭하거나, 휴대폰 보험 처리나 상품권 구매를 핑계로 돈을 요구하는 방식도 나온다. 문자 대신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실제 가족 사진으로 바꿔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공통점은 “지금 통화가 어렵다”며 전화 확인을 피한다는 점이다. 전화를 피하는 가족 연락은 일단 의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정리
‘폰이 깨졌다’, ‘급하게 결제가 필요하다’, ‘신분증 사진 좀 보내 달라’.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오면 메신저피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모님 휴대폰에 이 기사를 공유해 두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경찰청이 만든 위 예방 영상(1분 31초)을 부모님과 함께 보는 것도 좋다.
참고: 금융감독원 메신저피싱 소비자경보, 연합뉴스·매일경제(2021.9.5, 금감원 2021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금융위원회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안내. 이미지: 연합뉴스TV 보도 영상 캡처, 자체 그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