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 영웅’ 박항서(67) 감독이 태국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조롱을 듣고 관중과 거세게 맞섰다. 상대 팀 팬으로 추정되는 관중이 욕설을 섞어 “김치맨”을 반복해 외치자, 박 감독은 관중석을 향해 “내려와 보라”며 항의했다. 구단 관계자들이 막아서면서 물리적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파타야 원정 2-2 무승부 직후 벌어진 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태국 2부리그(타이리그2) 칸차나부리 파워 FC는 1일 태국 촌부리주 파타야의 농프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파타야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겼다. 칸차나부리는 마다가스카르 출신 미드필더 존 바지오 등의 골로 앞서갔지만 동점을 허용했다. 채널A에 따르면 칸차나부리는 이날 승점 14로 리그 6위를 유지했다.
문제는 경기 뒤에 터졌다. 박 감독과 선수단이 라커룸으로 이동하던 중 관중석의 한 남성이 박 감독을 향해 “김치맨”, “X킹 김치맨”을 연달아 외쳤다. 한국 음식인 김치를 한국인 비하 표현으로 쓴 것이다.

“조용히” 손짓하다 결국 “내려와 봐”
SNS에 퍼진 영상을 보면 박 감독은 처음에는 입에 손가락을 대며 조용히 하라는 손짓만 했다. 하지만 조롱이 그치지 않자 라커룸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려 주먹을 쥔 채 관중석을 향해 “내려와 보라”고 소리쳤다. 골키퍼 사루트 나스리와 구단 관계자, 안전요원이 급히 박 감독을 막아섰고,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프라왓 키탐마쿤닛 구단 회장은 선수단에 즉시 라커룸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태국 매체 카오솟과 베트남 매체 뚜오이쩨·탄니엔 등은 문제의 관중이 파타야 유니폼을 입은 서양인 팬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중은 칸차나부리 코치진에게 모욕적인 손짓을 하고, 존 바지오에게도 체구를 비하하는 표현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당시 영상을 담은 SBS 뉴스 자막뉴스(공식 유튜브)
구단 “출신·피부색 상관없이 모두 존중받아야”
칸차나부리 구단은 경기 직후 공식 성명을 내고 “누구든, 어디에서 왔든, 피부색이 어떻든 모든 사람은 존중받아야 한다”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태국 축구 징계 당국이 이번 사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해당 관중에 대한 공식 징계나 박 감독의 별도 입장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베트남 영웅에서 태국 2부 사령탑으로
박항서 감독은 2017년부터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같은 해 동남아시아 축구 선수권(스즈키컵) 우승 등을 일궈 ‘쌀딩크’로 불렸다. 칸차나부리 구단은 2026년 5월 박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SBS는 박 감독이 지난 9월에도 태국 2부리그 심판 판정 논란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정리
- 언제·어디서: 2026년 11월 1일, 태국 파타야 농프루 스타디움(타이리그2 9라운드)
- 무슨 일: 경기 후 상대 팬으로 추정되는 관중이 박항서 감독에게 욕설 섞인 “김치맨” 조롱
- 대응: 박 감독 항의 → 구단 관계자 제지, 물리적 충돌 없음
- 구단: 인종차별 규탄 성명. 징계 여부는 미정
참고: JTBC·SBS·채널A·연합뉴스·뉴스핌·중앙일보(2026.11.1~2), 태국 카오솟·베트남 뚜오이쩨·탄니엔 보도. 이미지: SBS 뉴스 보도 영상 캡처. 영상: SBS 뉴스 공식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