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남편이 먹던 약을 버려 달라며 약국에 맡긴 상자 안에 현금 3천만원이 들어 있었다. 아내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 상자를 정리하던 약국 직원이 돈뭉치를 발견해 신고했고, 경찰은 찢어진 처방 봉지에 적힌 이름 하나로 주인을 찾아 하루 만에 돈을 돌려줬다.
제주 약국에 맡긴 ‘숨진 남편 약 상자’… 약봉지마다 현금 뭉치
3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4시 30분쯤 제주시 아라파출소에 “현금 3천만원을 습득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자는 제주시의 한 약국 직원이었다.
이날 낮 60대 여성이 약국을 찾아 “사망한 남편이 먹던 약을 폐기해 달라”며 약 상자를 건넸다. 직원이 상자를 정리하다 보니 여러 개의 약봉지에 현금이 나뉘어 들어 있었고, 모두 합치니 3천만원이었다. 여성이 약국을 찾은 시각은 매체에 따라 ‘정오쯤’(국민일보)과 ‘오후 1시 30분쯤’(연합뉴스 인용 보도)으로 조금 다르게 전해졌다.

CCTV와 찢어진 처방 봉지… 신고 하루 만에 주인 찾아
신고를 받은 제주동부경찰서 형사당직팀은 ‘사연이 있는 돈’이라고 보고 곧바로 약국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약국 주변 CCTV로 상자를 맡기고 간 여성의 인상착의를 확인했다.
결정적인 단서는 상자 안에 있던 찢어진 약 처방 봉지였다. 봉지에 숨진 남편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형사들은 이를 토대로 여성의 신원을 확인해 신고 다음 날인 27일 현금 3천만원을 돌려줬다.

“택시 하며 한 푼 두 푼 모은 돈”… 아내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
여성은 경찰을 만나고 나서야 약 상자에 돈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남편은 생전 택시 운전을 하다 병을 얻어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여성은 남편이 택시 일을 하며 조금씩 모아 둔 돈 같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여성은 “오래 투병한 남편이 한 번도 써 보지 못하고 모아 둔 돈을 제 부주의로 잃어버릴 뻔했다”며 신고한 약국 직원과 경찰에 고마움을 전했다. 남편을 보낸 뒤 사는 게 적막했지만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며 눈시울을 붉힌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JIBS 뉴스/제주방송 공식 유튜브 (화면 제공: 제주경찰청)

남의 돈 주웠다면? 유실물 신고와 보상금 기준
- 신고 기한: 유실물법은 물건을 주운 사람이 7일 이내에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경찰서(파출소)에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다.
- 그냥 가지면 처벌: 신고 없이 가지면 형법상 점유이탈물횡령죄로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 등에 처해질 수 있다.
- 보상금: 습득자는 주인에게 물건 가액의 5~20% 범위에서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약국 직원이 보상금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품 약 버리기 전에 꼭 확인할 것
- 먹다 남은 약은 일반 쓰레기가 아니라 약국·보건소 등의 폐의약품 수거함으로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지자체마다 수거 장소가 다르니 주민센터나 지자체 안내를 확인하자.
- 고인의 약 상자·약봉지·옷 주머니에는 현금이나 통장, 중요한 메모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맡기기 전에 한 번 열어 보는 것이 좋다.
- 이번 사례처럼 처방 봉지의 이름, CCTV 같은 작은 단서가 주인을 찾는 열쇠가 된다. 귀중품을 주웠다면 손대지 말고 바로 112나 가까운 파출소에 알리자.
정리
숨진 남편이 약봉지 속에 모아 둔 3천만원은 자칫 폐의약품과 함께 사라질 뻔했다. 돈을 그대로 신고한 약국 직원, 처방 봉지 한 장으로 주인을 찾아낸 형사들 덕분에 남편의 마지막 저금은 하루 만에 아내에게 돌아갔다.
참고: 국민일보·JIBS·디지털타임스·경기일보(연합뉴스 인용) 2026년 11월 3일 보도, 제주동부경찰서 발표, 유실물법·형법. 이미지: JIBS 뉴스/제주방송 영상 캡처(화면 제공: 제주경찰청). 영상: JIBS 뉴스/제주방송 공식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