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으로 비가 쏟아지던 밤, 광주 무등산에서 길을 잃은 80대 치매 노인이 경찰의 끈질긴 수색 끝에 무사히 구조됐다. 경찰관들은 “어머니!”를 외치며 가시덤불을 헤쳤고, 탈진한 노인을 번갈아 업고 40여 분간 산을 내려왔다. 구조 장면은 2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 공개돼 다시 화제가 됐다.
“산속에서 길을 잃었다”… 밤 8시 112 신고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8시 8분쯤 “산속에서 길을 잃었다. 어딘지 모르겠다”는 80대 여성 A씨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홀로 산에 올랐다가 길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동부경찰서 지원파출소 양동호 경위와 조보성 경사는 A씨 휴대전화의 GPS 위치 정보를 토대로 무등산으로 출동했다. 당시 무등산에는 태풍 영향으로 비가 내렸고, 해가 진 뒤라 기온도 떨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위치가 찍힌 곳은 접근할 등산로조차 없는 곳이었다.

가시에 옷 찢기며 “어머니, 들리시나요?”
경찰관들은 급경사 비탈과 덩굴, 가시덤불이 뒤엉킨 산속을 우산과 손으로 헤치며 올라갔다. 옷이 찢기고 몸에 가시가 박혀도 “어머니, 들리시나요?”를 거듭 외치며 수색을 이어갔다. 그러다 희미한 대답이 들렸고, 소리 나는 쪽으로 다가가 출동 50여 분 만에 해발 약 250m 지점에서 A씨를 발견했다.
경찰관은 가시에 긁힌 A씨를 살피며 “어머니도 가시 다 찔렸겠다. 고생했다”고 다독였고, A씨도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경찰청이 올린 영상 설명에는 “살 운이니깐 우리가 만났죠”라는 말이 적혔다.
영상: KBS News 공식 유튜브 (화면 제공: 광주경찰청)

탈진한 노인 번갈아 업고 40분… 119 인계
발견 당시 A씨는 탈진한 상태였다. 두 경찰관은 A씨를 번갈아 등에 업고 40여 분간 산길을 내려와 미리 요청해 둔 119 구급대에 인계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양 경위는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수색에 나섰다. 무사하게 구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진짜 아들이 어머니를 찾아 모시고 오는 것 같다”, “빗속에서 밤을 지새웠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경찰관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산에서 길 잃었을 때·치매 가족 실종 대비 이렇게
- 길을 잃으면 멈추고 바로 신고: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112나 119에 신고한다. 휴대전화 위치(GPS)가 이번처럼 구조의 핵심 단서가 된다. 배터리를 아끼고 전화를 받을 수 있게 둔다.
- 위치 표지 활용: 등산로의 위치표지판이나 국가지점번호 표지에 적힌 번호를 불러 주면 위치를 더 빨리 특정할 수 있다.
- 치매 어르신 홀로 산행은 피하기: 날이 저물거나 궂은 날씨에는 특히 위험하다.
- 실종 대비 사전 준비: 경찰의 지문·사진 사전등록, 치매안심센터의 배회 가능 어르신 인식표, 위치 확인 기기 등을 미리 활용하면 실종 시 찾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정리
등산로도 없는 비 내리는 밤 산속에서 80대 치매 노인을 찾아낸 건 휴대전화 위치 정보와, 가시덤불 속에서도 “어머니”를 부르며 포기하지 않은 경찰관들이었다. A씨는 무사히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
참고: 주간조선·뉴시스 2026년 11월 2~3일, 연합뉴스TV 2026년 10월 26일 보도, KBS 2026년 10월 27일 보도, 경찰청 공식 유튜브 ‘대한민국 경찰청’(11월 2일 공개). 이미지: KBS News 영상 캡처(화면 제공: 광주경찰청). 영상: KBS News 공식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