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주지 말라” 수차례 당부에도… 요양시설, “책임 없다”며 소송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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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주지 말라” 수차례 당부에도… 요양시설, “책임 없다”며 소송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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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상이 있는 어머니를 요양시설에 맡긴 유족이 떡 섭취로 인한 사고로 어머니가 사망하자 시설 측의 책임 소재를 주장하며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누구나 언젠가는 타인에게 돌봄을 맡겨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보내거나, 미래에 본인이 돌봄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돌봄을 전문 기관에 위탁할 때, 가족들은 피보호자의 건강 상태나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상세히 전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본 기사는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3월,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은 피해자 유족은 병원에 도착해 믿기 힘든 상황을 마주했다. 요양시설에 계시던 어머니가 쓰러져 실려 왔는데, 의사가 환자의 목에서 커다란 떡 두 덩이를 꺼냈다는 것이다. 유족은 치매를 앓는 어르신에게 이런 떡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병원 측에 설명했다. 응급실 이송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70대 노인은 결국 9일 만에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대구 서구의 한 노인 보호시설에 어머니가 입소한 것은 2023년이었다. 유족이 시설에 가장 먼저 강조했던 주의 사항은 바로 '떡'이었다. 과거에도 떡을 먹다 기도가 막혀 응급처치를 받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설 측이 작성한 평가 기록에도 어르신이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킬 때가 있다'는 내용이 있었으며, 요양보호사 단체 대화방에서도 '떡 섭취 주의' 공지가 공유된 바 있었다. 이처럼 가족이 전달한 위험 요소는 이미 시설 내부 기록으로도 존재했다. 유족은 치매로 음식 섭취에 어려움이 있는 어머니에게 떡을 주더라도 잘라주거나 물이라도 함께 제공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유족이 제공한 CCTV 영상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담겨 있었다. 떡을 삼키던 어르신이 요양보호사에게 다가가자, 요양보호사는 등을 두드리고 하임리히법을 시도했으나 어르신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유족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이때부터였다. 전문 응급처치를 담당해야 할 시설 상주 간호사가 현장에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시작하기까지 약 7분이 소요되었다. 이후 20여 분간 심폐소생술이 진행되었으나 어르신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유족은 기도가 막힌 사람에게 심폐소생술만 계속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7분이라는 응급처치 시간의 적절성 여부는 재판을 통해 판단되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고 후 두 달간 시설 측의 별다른 연락이 없다가 유족이 문제를 제기하자 시설장이 찾아왔다. 시설장은 과거 떡을 제공했으나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고, 활동 기록에도 송편 만들기 행사 등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시설 측은 '떡 주지 말라'는 요청은 없었고 '주의'만 당부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족은 과거 질식 이력과 시설 내부 기록을 근거로 명백한 관리 소홀이라고 맞섰다. 시설 측은 도의적 위로금 제시를 거부당하자, 오히려 유족을 상대로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갈등은 법정 공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은 해당 시설장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 정식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피해 노인이 치매 3등급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찰떡을 제공할 경우 질식 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센터장이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사건 취재가 시작되자 관할 지자체인 서구청은 재발 방지를 위해 지도·감독을 실시하고, 재판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과거 유사한 질식사 사건에서 법원은 치매 및 연하장애 노인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지 않은 시설의 책임을 물은 바 있다.

이번 사건을 취재하며 "왜 치매 노인을 시설에 맡겼느냐"는 비난을 유족이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가족이 노인을 시설에 모시는 것은 돌봄을 포기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돌봄을 국가가 인정한 전문 기관에 맡기는 것이다. 한 어르신의 죽음 앞에서 시설은 최선을 다했다 하고, 지자체는 재판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 유족은 1년 반째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한 채 법적 공방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역시 돌봄이 필요한 존재가 될 때, 시설과 사회에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돌봐달라"는 기본적인 요청일 것이다.

“떡 주지 말라” 수차례 당부에도… 요양시설, “책임 없다”며 소송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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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KBS (네이버 많이 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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