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한 자루로 적진서 24시간 버텼다… 美, 수송기 폭파하며 대규모 ‘조종사 구출 작전’ 성공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미군 F-15E 전투기의 실종 승무원이 대규모 특수작전 끝에 무사히 구출됐다. 이로써 해당 전투기에 탑승했던 승무원 2명 모두 적진에서 생환하게 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특수부대는 이날 밤 이란 영토 깊숙한 산악 지대에 고립돼 있던 무기 체계 장교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비상 탈출한 조종사 1명은 격추 직후 구조됐으나, 이 장교는 홀로 적진에 남아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이번 구출은 육·해·공과 사이버 전력까지 총동원된 대규모 입체 작전이었다. 장교는 권총 한 자루에 의지해 24시간 넘게 이란군의 거센 추격을 피했으며, 이 과정에서 양측 간 총격전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수백 명의 특수부대원과 HH-60 구조헬기, C-130 수송기 등을 투입했고, 미 사이버전 사령부는 위성 정보와 전자전 자산으로 작전을 실시간 지원했다.
아찔한 돌발 상황도 발생했다. 철수 과정에서 수송기 2대가 외딴 기지에서 고장을 일으켜 고립된 것이다. 이에 미군은 예비 수송기 3대를 긴급 투입해 병력과 구조자를 탈출시킨 뒤, 군사기밀 유출을 막기 위해 고장 난 기체들을 현장에서 전격 폭파했다.

이란 당국은 격추 직후 포상금까지 내걸며 추적에 열을 올렸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일각에서는 이란 내 반정부 정서를 띤 일부 현지 주민들이 미군의 은신을 도왔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이란 남동부에서 피격된 미군 A-10 공격기 조종사 역시 쿠웨이트 인근에서 무사히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 연속 격추 사건은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했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의문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 정규 방공망이 타격을 입었더라도 휴대용 대공미사일(MANPADS) 등이 여전히 미군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간 전면전 양상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48시간 휴전 제안을 거부하고 동맹국과 미군 기지를 향한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개전 이후 이란 내 1만 2,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스라엘까지 이란 남서부 마흐샤흐르 석유화학 단지를 전격 공습해 최소 5명이 숨지는 등 중동 내 전운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번 미군 구출 작전을 두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정권 교체를 외치던 미국의 전쟁이 이제는 ‘조종사를 찾아달라’는 수준으로 전락했다”며 맹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