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열차와 승강장 사이 틈에 다리가 낀 남성을, 함께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 수십 명이 열차를 밀어 기울여 구해낸 일이 있다. 2014년 8월 6일 아침 호주 서부 퍼스의 스털링역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 서호주 공공교통청(PTA)이 공개한 CCTV 영상은 BBC, ABC 등 전 세계 방송을 타며 큰 화제가 됐다.
퍼스 스털링역, 열차와 승강장 5cm 틈에 다리가 빠졌다
호주 ABC 방송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스털링역에서 퍼스 시내 방향 열차에 오르다 발을 헛디뎠다. 그 순간 왼쪽 다리가 열차와 승강장 사이 약 5cm 틈으로 빠지며 꽉 끼어 버렸다.
출근 시간대 끝 무렵이었지만 열차는 여전히 붐볐다. 운영사 트랜스퍼스의 데이비드 하인스 대변인은 ABC에 “남성이 출입문에 서서 자리를 잡는 사이 한쪽 다리가 문밖 틈으로 미끄러져 끼었다”고 설명했다.

역무원 “열차를 밀어 주세요”… 승객 50여 명이 한 줄로
역 직원들은 곧바로 기관사에게 알려 열차가 움직이지 않도록 했다. 처음에는 승객들에게 반대쪽으로 옮겨 가 무게로 열차를 기울여 보자고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현지 일간지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직원들은 이어 승객들을 열차에서 내리게 한 뒤 승강장을 따라 줄을 세웠다. 승객 50여 명이 객차 옆면에 손을 대고 일제히 밀기 시작했다.

- 일시: 2014년 8월 6일 오전 8시 50분쯤
- 장소: 호주 서부 퍼스 스털링역(퍼스 방향 열차)
- 상황: 승강장과 열차 사이 약 5cm 틈에 왼쪽 다리가 낌
- 구조: 승객 50여 명과 역 직원이 객차를 밀어 기울임, 두 번째 시도에 성공
- 결과: 남성은 병원 치료가 필요 없었고, 열차는 곧 운행 재개
현장에 있던 한 승객은 “열차가 서스펜션 위에서 5~10cm 정도 움직였고, 그 정도면 다리를 빼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객차가 다시 흔들려 돌아오면 다리가 더 다칠 수 있다며 끝까지 밀고 있으라고 당부했고, 구조는 두 번째 시도에 성공했다.
영상: BBC News 공식 유튜브 (서호주 공공교통청 PTA CCTV, 2014.8.6)
“아이나 어르신이었다면…” 12분의 위기, 다친 곳은 없었다
‘앤디’라고만 알려진 이 남성은 다음 날 현지 방송 나인뉴스 인터뷰에서 12분 동안의 상황에 대해 “기다리다 타려는데 발이 그냥 미끄러져 내려갔다”며 “조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나 나이 든 분이었다면 쉽게 이 틈으로 빠질 수 있다”고도 했다. 객차 안에서 승객이 찍은 영상에는 그가 직원들에게 “다리가 꽉 끼었지만 다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상태를 살폈지만 남성은 병원 치료가 필요 없을 만큼 괜찮았다. 목격자들은 그가 정상적으로 걸어 다녔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빠진 자리 바로 앞에는 ‘틈 조심(Mind the gap)’ 문구가 쓰여 있었다.

교통 당국 “피플 파워라는 말이 딱 맞다”
트랜스퍼스 측은 성명에서 “승객들이 직원의 지시를 따랐을 뿐 아니라 직접 나서서 도왔다”며 “승객들이 함께 힘을 합친 진정한 사례로, ‘피플 파워’라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구조를 마친 승객들은 서로 박수를 치며 축하한 뒤 다시 열차에 올랐고, 열차는 곧 정상 운행을 이어 갔다.
정리: 열차 승강장 틈 사고, 이렇게 대비하자
- 열차를 타고 내릴 때는 휴대전화를 보지 말고 발밑의 승강장 틈을 확인한다.
- 곡선 승강장은 틈이 넓은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한다.
- 틈에 사람이 빠지면 무리하게 끌어당기지 말고 즉시 역무원이나 비상 인터폰으로 알려 열차가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다.
참고: ABC News Australia(2014.8.6), AFP(2014.8.6), The Guardian/AAP(2014.8.6), The West Australian(2014.8.7~8), The Independent(2014.8.7). 이미지: BBC News 보도 영상 캡처(서호주 공공교통청 PTA 제공 CCTV). 영상: BBC News 공식 유튜브.